1. 샬럿 브론테 (1816-1855) 아주 어렸을 때 를 읽었던 기억은 마치 방금 꿨던 꿈과 같다. 눈에 잡힐 듯 생생하면서도, 한편으론 너무나 끝없이 비현실적이다. 무엇이 그렇게 어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가. 이 책의 초반부에서 제인 에어가 기숙사에서 먹곤 했던 형편없는 음식에 대한 묘사 때문이었다. 그 부분을 읽기 위해서 이 책을 읽고 또 읽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부분이 딱히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 웬지 모르게 죄를 지은 것만 같은 감정이 들곤 했고, 그 감정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책을 읽곤 했다. 그렇게 예전 일이지만 그 감정마저도 아직 마음 한 구석에 생생한 것은 너무나 자주 그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왜일까? 못 먹고 가난하게 자란 것도 아닌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