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2

Die Walküre

1. 움베르토 에코나 버트란드 러셀과 같은 위대한 천재들의 특징 중 하나는, 짧고 간결한 몇 개의 문장 안에 정말 깊은 통찰력이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러셀은 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러셀이 타계한지 5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지긋지긋하게 반복되는, 도를 넘는 환경주의나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사람들의 모순된 행동과 극단적인 사상에, "자연주의자가 말하는 자연이란 결국 본인들이 어렸을 때 친숙했던 것"이라는 말보다 더 통렬한 답이 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다. 2. 또한 러셀이 이라는 책에서 쓴, "본질적으로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깨끗하게 단념한 것"이라는 말은, 내가 살면서 마음의 안정을 받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말 중 하나일 것이다. 이 문구를 보게 된 후로는, 뭔가 후회..

카테고리 없음 2024.02.13

Parsifal

1. 대학교 때 알고 지내던 한 선배가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에서, 그리고 아마도 내가 앞으로 만날 사람을 포함해서도, 가장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 선배는 휴대용 CDP나 MP3등으로 절대 음악을 듣지 않았고, 차 안에서도 결코 음악을 듣지 않았다. 하루는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말을 했다. 어떻게 음악을 그렇게 함부로 들을 수가 있냐고. 그 사람은 음악을 들을 때는 오직 음악만 집중해서 듣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곤 했다. 줄담배를 피우는 것을 제외하면 꼼짝없이 앉아서 음악만 듣곤 했다. 나도 예전에는 음악을 틀어놓고 다른 것은 하지 않은 채 음악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던 때가 가끔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그렇게 음악을 들은 것은 너무나 오래 전 일이 되어..

카테고리 없음 2013.02.17